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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
야마모토 후미오(양윤옥 옮김) / 201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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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_ 야마모토 후미오 (山本 文緒)
1962년 요코하마 출생. 가나가와 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직장 생활을 하다가 1987년 첫 소설 《프리미엄 풀의 나날プレミアム・プールの日々》로 코발트노벨 대상 가작을 수상하며 소녀소설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92년, 《파인애플 저편パイナップルの彼方》 발표를 계기로 일반 소설로 방향을 전환하여, 이후 1999년 《러브홀릭恋愛中毒》으로 제20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2001년 《플라나리아プラナリア》로 제124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 《내 나이 서른하나ファースト・プライオリティー》 《절대 울지 않아絶対泣かない》 《슈거리스 러브シュガーレス・ラヴ》 《블랙 티ブラック・ティー》 《지혼식紙婚式》 《울게 될 거야きっと、君は泣く》 등이 있고, 에세이 《그리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そして私は1人になった》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위해かなえられない恋のために》 등이 있다. 우울증 치료를 목적으로 집필 활동을 중단했으나, 2007년 에세이집 《재혼생활再婚生活》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 작품 다수가 영화 혹은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옮긴이_ 양윤옥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 《달》,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굽이치는 달》,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악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여자 없는 남자들》,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올림픽의 몸값》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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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27416418 0383
페이지수 3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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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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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회 나오키상 수상작
돈 버는 인간이 그렇게 대단해? 백수로 사는 게 뭐가 어때서?



“다음 생에는 플라나리아로 태어나고 싶어.
 아무 생각도 않고 살 수 있잖아.”

 

현대 사회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야마모토 후미오의 ‘제124회 나오키상’ 수상작!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한 양윤옥 번역가의 재번역으로 15년 만에 다시 태어나다!


현대 사회를 꿰뚫는 문제의식, 현실적이지만 결코 무겁지 않은 소재, 재치 있는 문장으로 국내외 독자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작가, 야마모토 후미오의 제124회 나오키상 수상작 《플라나리아》가 고단샤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번역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양윤옥 번역가의 손길을 거쳐 15년 만에 재번역되었다. 《플라나리아》는 나오키상 수상 당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야마모토 후미오의 대표작이면서, 한일 양국의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단편소설집이다.
야마모토 후미오는 《플라나리아》에 수록된 다섯 편의 단편을 통해 모든 것이 불확실한 현대인의 삶 속에 자리 잡은 불안 심리를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재치 있게 형상화한다.


“다음 생에는 플라나리아로 태어나게 해 주세요.”
단세포동물이 되어 살아가고픈 인생, 죽는 것조차 귀찮은
극도의 무기력에 패배한 현대인의 속내를 파헤치다!


제작〈플라나리아〉의 스물여섯 살 여주인공 하루카는 유방암 수술 이후 재취업이니 연애니, 모든 게 다 귀찮아졌다. 아직 복원 수술을 하지 못해 젖꼭지가 없는 자신의 가슴에 대해 얘기를 거리낌 없이 꺼내고, “나, 사회 부적응자예요” 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그녀의 태도는 언뜻 보기에는 한껏 비뚤어져 보인다. 하지만 지긋지긋 계속되는 항암 치료와 하루빨리 재취업해 사회로 복귀하기를 바라는 주위 사람들의 압박을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하루카는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플라나리아’가 되어 살고 싶다.

 “깨끗한 돌 밑에서 살고 그리 귀여운 편도 아니라서 주목받을 일도 없고, 그러니 아무 생각도 않고 살 수 있잖아요. 게다가 잘라 내도 재생이 가능하다니 죽을 걱정도 없다는 얘기겠죠? 섹스 같은 거 하지 않아도 그냥 내버려 두면 쑥쑥 자라 두 마리로 나뉘는 것도 심플해서 좋아요.”
― 본문 중에서

재생 능력이 뛰어난 플라나리아는 몸뚱이를 잘라도 자른 토막들이 모두 각기 재생해 살 수 있는 동물이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채 타성에 휘둘리며 살아가다 보면, 차라리 사람이 아닌 플라나리아로 태어나 아무 생각도 없이 사는 편이 낫겠다는 섬뜩한 무기력에 놓이게 십상이지만 하루카의 이런 심리는 누구나 한번쯤은 품어 보았던 상상일 것이다.

“모든 게 다 귀찮았다.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귀찮고 내 손으로 죽는 것도 귀찮았다.”
― 본문 중에서

그외에도 실직 후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할 수 없어 만화책만 읽어 대는 삼십 대 워커홀릭 <네이키드>, 구조 조정 당한 남편 때문에 어영부영 동네 할인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엄마 <어딘가가 아닌 여기>, 부유한 부모님을 답답하게 여기면서도 자립하지 못하는 대학원생 커플 <죄인의 딜레마>, 이혼 뒤 삶의 방향과 의미를 잃어버려 잘 다니던 대기업에 사표를 낸 중년 남성 <사랑 있는 내일>까지 ……, 어찌 보면 주위에 널리고 널린 평범한 사람들, 그렇지만 사회적 성공이란 무게에 한껏 짓눌린 사람들이 등장한다.
성공한 삶이 아니면 실패한 삶으로, 극명하게 나뉘는 흑백 논리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끝없이 이어지는 경쟁을 견뎌 내야 한다. 작가 야마모토 후미오는 일자리를 둘러싼 무한경쟁 시대에서 처참히 탈락한, 혹은 탈락을 자처한 사회 부적응자, 낙오자들의 다양한 ‘무직(無職)’ 양상을 그리며 성공만이 유일한 가치인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묻는다. 작품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에 대해, 지금의 내 현실에 대한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직업이 없으면 정말 낙오자, 루저, 패자가 되는 걸까?
절망스러운 현실이 가득한 사회에서 스스로를 불운하다고 여기게 된 존재들,
치열하게 경쟁하는 삶, 성공한 삶에 커다란 물음표를 던지다!


작가 야마모토 후미오는 다섯 편의 단편을 통해 ‘플라나리아’로 대변되는 사회 변방의 소외된 존재들을 그려, 오로지 ‘성공’이라는 척도로만 인간을 평가하는 사회의 부조리함과 경박함을 폭로한다. 각각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번듯한 직장에서 일을 할 때에만 존재의의를 인정받는다. 병 또는 실직 등의 이유로 사회 밖으로 밀려난 뒤에는 보잘것없는 루저가 되고 만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수록작들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평범한 보통 사람을 내세워 사회의 성공 기준에 잠식되어 가는 현대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직업이 없으면 정말 낙오자가 되는 걸까?”, “사람은 반드시 번듯한 직장에서 번듯한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성공한 삶만이 의미가 있는 걸까?” 평범한 사람들이 떠밀리듯이 꿈꾸는 성공과 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치열한 삶’의 의미를 되묻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저 아래로 추락해 봐야만 보이는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 작가는 밑바닥 인생에서 발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앞서 독자들에게 던진 질문에 단호하고도 신랄하게 대답한다. “앞으로 앞으로, 위로 위로 한눈팔지 않고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시스템”은 분명 “천박하다”고 말이다.
과연 다른 사람들의 소외와 환멸을 받아 가면서도, 객관적으로 실패한 삶을 선택할 가치가 있을까?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미진하고 열등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회 주변부의 삶에서 던지는 사소한 질문들은 거듭될수록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나 독자들에게 커다란 위력을 발휘한다. 작가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며 무비판적으로 세상이 정한 기준을 정신없이 쫓기에 바빴던 현대인들의 불안을 헤집으며 새로운 담론을 끄집어낸다.

성공을 향한 질주는 그 당시보다 더욱 속도가 빨라져 이 작품이 우리에게 보내는 쉼표의 메시지는 오히려 더 실감나게 다가올 것 같다. 일하지 않아도, 직업이 없어도, 대열에서 떨어져 나와도 거기에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
- 옮긴이의 글 <직업이 없어도 괜찮아> 중에서


인간에게 부단한 인내와 노력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 야마모토 후미오는 일상이란 이름의 전쟁에 지친 현대인들의 고민과 선택의 순간을 예리하게 포착해, 작품 안에 문학성과 사회성, 철학성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그녀의 작품은 사회적 성공만이 당연시되고 유일한 목표가 된 세계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정해진 성공 외에 다른 길이 있으리라고 상상해 본 적조차 없이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이다.


무거운 주제를 섬세하고 경쾌하게 그려내다!
등장인물을 향한 혐오와 공감이 공존하는 역설과 모순의 미학,
나오키상 심사위원들이 인정한 표현력


표제작 〈플라나리아〉를 비롯해 수록작 다섯 편 모두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를 그리고 있지만, 작가는 절대로 동정어린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지 않는다. 작품 전체에 무기력과 불안감, 슬픔, 상실감 등 온갖 마이너스적인 감정이 감돌아도, 작품의 분위기는 마냥 어둡고 무겁지 않다. 더욱이 등장인물들이 유쾌한 말투로 ‘낙오자’ ‘루저’ ‘사회 부적응자’로 자신을 칭할 때에는 일종의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세상의 이치를 꿰뚫은 듯한 그녀의 필력에 대부분의 나오키상 심사위원들이 찬사를 보냈다.

무엇보다 문장력이 뛰어나다. 게다가 주제도 좋다. 근원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원시원한 문장으로 매력적인 단편을 만들어 낸 야마모토 씨의 작가적 여력에 감탄사 가득한 꽃다발을 내밀지 않을 수 없다.        
- 소설가 이노우에 히사시의 나오키상 심사평 중에서


사소한 이유로 어긋나는 인간관계, 버둥댈수록 더욱더 바닥으로 추락하는 모순,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불쾌함마저 느껴지는 세밀한 심리를 포착해 내는 작가적 여력은 오랜 세월 많은 작품을 쏟아 내며 문단에서 단련한 덕분이다.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력과 긍정과 부정, 어느 한쪽으로도 쏠리지 않는 야마모토 후미오 특유의 탁월한 균형 감각은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첫 수술 때도, 그다음 해의 복원 수술 때도, 가족이며 남자 친구며 친구들이 모두 다 정말 잘해 주었다. 마취제가 몸에 맞지 않아 사방에 토하고 몸 여기저기에 달린 관이 너무 아파 소리 죽여 흐느끼는 나에게 다들 최선을 다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게 지나고 나자 나는 당혹스러웠다. 그 선량함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건 한바탕 축제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이제는 건강해졌으니 자신이 암 환자라고 떠벌리지 말라고 남자 친구도 가족도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이라면 어째서 나는 날이면 날마다 어지럼증과 울렁거림과 불면에 시달리고 있는가. 내 안에서는 그건 아직 전혀 끝난 일이 아니었다. ― 34~35p

회사를 그만둔 것은 단순히 일할 의욕을 잃었기 때문이다. 모든 게 다 귀찮았다.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귀찮고 내 손으로 죽는 것도 귀찮았다. 그렇다면 더 이상 병원에 다닐 것도 없이 암이 재발해 죽어 버리면 좋을 텐데 솔직히 말해 그게 가장 무서웠다. 모순이다. 나는 모순된 나 자신에 지칠 대로 지쳐 버렸다. ― 35p

무직자가 된 지도 이제 슬슬 두 해째다. 처음에는 ‘34세, 무직’이라는 말이 풍기는 여운이 범죄자처럼 느껴져서 무서웠지만 그것도 금세 익숙해졌다. 내가 생각해도 적응력 하나는 정말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대단하다. 이제는 ‘36세, 무직’이 된 내 처지에 몸도 마음도 완전히 익숙해졌다. ― 74p

어린 시절부터 삼십 대까지의 기나긴 세월을 나는 그렇게 충실하게 보냈다. 지금도 그 충실함이 잘못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내가 딛고 서 있던 그야말로 단단하다고 굳게 믿어 온 대지가 그토록 간단히 무너질 살얼음판이었다는 건 알지 못했다. 얼음이 깨지면서 빠져든 물 밑바닥에서 이제 나는 꼼짝없이 얼어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거기에는 ‘한가한 시간’이라는 이름의 뜨뜻미지근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그 속에 누워 있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편안했고, 게다가 나는 그곳을 박차고 위로 떠오를 만한 어떤 동기나 목적을 찾을 수 없었다. ― 82~83p

십 대 때부터 오로지 앞으로 앞으로, 위로 위로 나아가고 싶었던 마음은 거짓이 아니었다. 나는 승자가 되고 싶었다. 무턱대고 이기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건 대체 무엇이었을까. 지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했던 예전의 나는 이제 너무 지쳐 잠시 잠들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여태껏 억지를 쓰며 살아 왔을 뿐, 사실은 게을러빠진 지금의 내가 진짜 나인 걸까. 실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귀찮았다. ― 86~87p

나는 흔들리는 기차에 몸을 맡긴 채 지금까지 너무도 안이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다. 결혼한 뒤로 줄곧 남편의 수입이 안정적으로 늘었기 때문에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남편이 구조 조정을 당한 뒤에야 허겁지겁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나서다니. 책도 별로 읽지 않고 먼 나라의 전쟁 같은 뉴스에도 깜깜하다. 텔레비전이나 여성지를 통해 가까스로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마음을 놓았는데 요즘은 시간이 없어 그마저도 변변히 볼 수가 없다. 고민이라고는 아이들과 남편과 일가 친척들 일이고, 갖고 싶은 것이라야 돈과 잠잘 시간 정도니 안이한 것도 도가 지나쳤던 것 같다. ― 162~163p

“난 이 집이 진짜 답답해. 아빠도 엄마도 나한테 잘해 주고 학교도 보내 주는 것도 고맙지만, 날마다 이 집에 돌아와야 한다는 게 진짜 싫어. 엄마 얼굴도 안 보고 싶어. 답답해 미치겠다고.”
히나 짱, 하고 낯선 여자가 옆에서 나무랐다. 하지만 딸아이는 멈추지 않았다.
“난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아. 하루빨리 취직해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 엄마처럼 사는 거, 진짜 싫단 말이야.” ― 182~183p

나는 베개를 집어 아사오카에게 힘껏 내던졌다.
“어떻게 결혼을 하겠다는 거야. 넌 땡전 한 푼 못 벌면서!”
말을 뱉고 나서야 아차 했다. 그의 입가가 차갑게 일그러진 것이, 그리고 먹다 남긴 케이크가 베개와 함께 방바닥에 나동그라진 것이 눈에 들어왔다.
“미토, 네 전공은 젠더 아니었어?”
유난히 느릿느릿 내뱉은 그 말에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너, 이제 보니 머리 빈 속물 여자들이랑 똑같구나. 만일 너하고 내가 성별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 남자는 무조건 풀타임으로 일해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만 결혼할 권리가 생기는 거야? 돈 많이 버는 인간이 그렇게 대단해? 우리 교수처럼 웃기지도 않는 자기계발서라도 써 내서 돈을 벌어야 나를 존중해 줄래?”
마구 퍼붓는 말에 나는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다. 그런 말을 듣고 싶은 날이 아니다. 그런 문제로 고민하고 싶은 밤이 아니다. ― 235~236p

내 인생이 이럴 리 없다고 머릿속 깊은 곳에 씁쓸한 감각이 엷게 들러붙었지만, 거기엔 충족감과 체념 비슷한 감각이 두툼하고 달콤하게 얹혀 있다. 어쩌다 먹는 푸딩 같은 느낌이라고 매번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떠올리고 만다. ― 258p

자신이 온 곳과 갈 곳을 모르니 막연히 불안하고, 뭔가 잘못된 게 아닌지 누가 좀 가르쳐 주길 바라는 심정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안개 속에 갇혀 한 발자국도 뗄 수 없을 때, 누구라도 좋으니 당신이 갈 길은 저쪽이라고 콕 집어 줬으면 했던 적은 나도 있었다. 네 마음대로 살아 보라는 말보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일러 주는 대로 사는 게 훨씬 편하다는 것을, 나는 샐러리맨 시절을 떠올리며 절절히 느낀다. ― 288p



< 나오키상 심사평 >

한층 깊은 곳에서 인간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는 확실한 표현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문장력이 뛰어나다. 게다가 주제도 좋다. ‘사람은 왜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는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 이래로 크나큰 주제였다. 근원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원시원한 문장으로 매력적인 단편을 만들어 낸 야마모토 씨의 작가적 여력(膂力)에 감탄사 가득한 꽃다발을 내밀지 않을 수 없다.
― 이노우에 히사시(소설가)

한층 깊은 곳에서 인간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는 확실한 표현력을 갖추고 있다. 예술의 영역을 넓히려는 소설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상이다.
― 아토다 다카시(소설가)

문장에 리듬감이 있어 현대적 냄새가 진하고, 재미가 있어서 쉽게 술술 읽히지만 밑바탕의 암반이 탄탄하다. 인생과 인간에 대한 통찰력 덕분이다. 그것이 문학적 폐활량을 키워 주었다.
― 다나베 세이코(소설가)

글 쓰는 법도 매우 익숙하고, 아무렇게나 툭툭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순식간에 독자를 끌어들여 촉수처럼 찰싹 달라붙어 놓아 주지 않는다. 아무튼 재미있다. 이런 게 바로 ‘타고난 자질’일까, 은밀히 생각했다.
― 스모토 요(소설가)

야마모토 씨는 《플라나리아》를 통해 다시금 비약했다. 지금까지의 연애소설에 등장하는 긍정적 여성의 전형에 크게 X표를 쳐 버렸다. 그야말로 대변신에 성공했다.
― 하야시 마리코(소설가)

신선함에 눈이 말끔히 씻기는 느낌이었다. 인간의 심리를 예리한 칼로 오려 내면서도 뭔가 속이 후련하게 기분 좋고 때로는 시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선술집 주인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옛것의 향기가 등짝에 감도는 중년 남자를 이토록 완벽하게 그려 낸다는 것은 머리만으로는 무리일 것이다.
― 구로이와 주고(소설가)



< 이 책에 대한 일본 독자 리뷰 >

고독과 허무, 고통, 포기로 가득한 삶 …….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이나 구원은 없다. 하지만 읽다 보면 웃게 된다.
희극과 비극은 종이 한 장 차이니까. 

저마다의 ‘이상(異常)’을 가진 사람들을 그리려고 노력한 소설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그 이상한 부분들이 원인이 되어 무직 상태가 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이상한 부분은 대개 스스로 알아차리거나 고칠 수 없다. 해결 방안이 없을 때에는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단편들은 간단히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문제를 포용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읽을 것이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tesu) 중

수록작 5편 모두 조금씩 사회 밖으로 내몰린 소외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들이 풀어놓는 굴절된 세계관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각각의 작품들은 주인공의 심경 변화와 기민하게 호응하며, 이야기가 진전되거나 변화해 간다. 일말의 사건 이후 주인공들의 세계관이나 심경 변화의 타이밍을 그리는 방식이 훌륭하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ミヤコ) 중

다섯 편의 수록작 가운데 무려 네 편이나 여성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결코 과장하지 않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그려 내 호감을 느꼈다. 모든 작품이 줄거리나 사건보다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축으로 삼고 있어, 충분히 감정이입해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Tod) 중

냉철한 심리묘사로 점철되어 있다. 고독과 허무, 고통, 포기로 가득한 여성들의 삶 ……. 살아가는 한 끝나지 않을 ‘일상’들을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혹시라도 비슷한 경우에 처한 사람들이 읽으면 놀랄 법도 하다.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이나 구원은 없다. 하지만 읽다 보면 웃게 된다. 희극과 비극은 종이 한 장 차이니까.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mana) 중

어딘가에 분명 있을 법한 여성들의 비뚤어진 내면이 잘 표현된 단편집이다. 이 작품집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공들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여자라면 이런 뒤틀린 일면을 반드시 가지고 있으니까.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hem golgon) 중



< 이 책에 대한 한국 독자 리뷰 >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
너무 현실적이어서 불편했지만,
오히려 그 불편함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당한 사회적 위치에서 일을 하고 연애를 하고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그로인해 적당한 해소책을 하나씩 가지면서 타협하고 산다.《플라나리아》에는 어쩐지 그런 게 완전히 어긋나 버린, 성격이 비뚤어지고 의욕이 없고 사회에 적응할 생각을 안 하던가 인생 자체를 버려 버리는 사람들이 주인공들이다. 당황스럽지만, 그래서 인상 깊었다. 아마도 나 역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답답해하고 일탈하고 싶어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 교보문고 독자 리뷰(ID_ppp7559) 중

개인적으로 모험을 꿈꾸지만 실상은 안정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작가 작품만 읽는 편이다. 하지만 '나오키상 수상작'이라고 하면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는다. 그만큼 '나오키상 수상작'은 나에게 있어서 가는 음식점처럼 익숙하면서도 좋아하는 작가만큼 신뢰감을 준다. 인물에 대한 감정 묘사가 뛰어나기도 했지만, 전혀 재미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웃음을 주는 작가만의 독특한 상황 설정과 문체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그녀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어졌다.
― 예스24 독자 리뷰(ID_지나고) 중

상처받고 상처주면서 살아가는 30~40대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점점 힘들고 자신 없어집니다. 하지만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야마모토 후미오의 소설들은 그런 사람들의 얘기를 담담하고 솔직하게 하고 있습니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으려고 작은 노력이 가슴 속에 와 닿습니다.
― 알라딘 독자 리뷰(ID_바람소리) 중

책을 읽고 있는 동안에는 무서움이 느껴졌다. 너무 멀지 않게 느껴지는 주인공들의 심리가 고스라이 내 마음에 전달되었고, 나 또한 그런 생활을 영위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소설 속 그녀는 다음 생엔 플라나리아로 태어나고 싶다고 한다. 그녀가 채우고 싶어 하는 건 상실된 몸의 일부가 아니라, 삶의 공허와 고독으로 가득 찬 삶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알라딘 독자 리뷰(ID_파니핑크) 중

 

플라나리아 | 네이키드 | 어딘가가 아닌 여기 | 죄수의 딜레마 | 사랑 있는 내일
옮긴이의 말 <직업이 없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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